무릇 사림들이 부모님께 응당 효도해야 된다는 것을 모르는 이가 없으나 효도하는 자가 드무니, 이것은 부모님의 은혜를 깊이 알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 까닭이다. 시경에 이르지 않았던가. “아버지여 날 낳으시고, 어머니여 날 길러주셨도다. 그 은덕을 갚으려니 하늘처럼 높아 끝이 없구나.”라 하였으니, 자식이 생명을 받을 때 性命과 혈육은 모두 어버이께서 남겨주신 것이다. 숨쉬어 호흡함에 氣脈이 상통하니, 이 몸은 나의 私有物이 아니요 바로 부모님께서 남겨주신 기운이다. 그러므로 ≪시경≫에 “슬프고 슬프구나 부모님이시여! 날 낳으시느라 수고하셨도다.”라 하였으니, 부모님의 은혜가 어떠한가? 어찌 감히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그 몸을 소유하고서 부모님께 효도를 다하지 않겠는가? 사람이 능히 항상 이런 마음을 보존하면 스스로 부모를 향한 정성이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