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의 나이 16세 때 아버지가 죽을 무렵에 훈계하기를 "너는 금덩이 보기를 돌같이 하라."고 하였다. 최영은 이 말을 마음에 깊이 간직하고 재물에 관심하지 않았으며 거처하는 집이 초라하였으나 그 곳에 만족하고 살았으며 의복과 음식을 검소하게 해 간혹 식량이 모자랄 때도 있었다. 남이 좋은 말을 타거나 좋은 의복을 입은 것을 보면 개나 돼지만큼도 여기지 않았다. 지위는 비록 재상과 장군을 겸하고 오랫동안 병권(兵權)을 장악하였으나 뇌물과 칭탁을 받지 않았으므로 세상에서 그 청백함을 탄복하였다. 항상 대체를 견지하기에 노력하였으며 조그마한 도리를 궁구하지 않았다. 종신토록 휘하(麾下)에서 군대를 통솔하였으나 그 중에서 얼굴을 아는 자는 수십 명에 불과하였다. 전시 전쟁하는 중에서도 이따금 시를 읊는 것으로 낙을 삼았다. 어느 날 저녁에 여러 재상과 술을 마시다가 연구(聯句)를 짓는데, 경복흥(慶復興)이 부르기를 "하늘은 옛 하늘이지만 사람은 옛 사람이 아니로다."라 하자, 최영이 대구(對句)를 말하길, "달은 명월이로되 재상들은 밝지 못하구나"라 하였다. 남들이 의롭지 못함을 매우 증오하고 통렬히 배척하였다. 이인임과 임견미가 정방제조(政房提調)로 있으면서 정권을 마음대로 휘두르고 방자하게 굴었고 변안렬(邊安烈) 등이 그들과 마음을 함께 하여 권세를 부렸다. 어떤 사람이 벼슬을 요구했을 때 최영이 말하기를 "네가 공업과 상업을 배우면 저절로 벼슬을 얻을 것이다."라 하였는데, 이는 대체로 정권을 잡은 자와 뇌물을 쓰는 무리를 비난한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