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주의 자(字)는 달가, 호(號)는 포은(圃隱)으로 벼슬은 문하시중 (門下侍中)에 이르렀고 좌명공신익양군에 봉해졌다. 이성계가 위화도에서 회군한 뒤로부터 몽주도 함께 승진하여 재상이 되어, 성계와 함께 사직(社稷)을 부지(扶持)하길 도모했으나, 성계가 다른 뜻이 있음을 알게 되자 몰래 도모하여 이를 쓰러 무너뜨리려고 했다. 공의 음모가 더욱 드러나자 성계의 아들 방원(芳遠)이 잔치를 베풀어 공을 초청하고, 노래를 지어 술을 권하며,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성황당 뒷담이 무너진들 또 어떠리(만수산 드렁칡이 얽어진들 또 어떠리) 우리도 이같이 하여 안 죽으면 또 어떠리 라 하였다. 몽주가 마침내 노래를 지어 술을 보내며,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 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임 향한 일편 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라 하니, 방원이 마침내 이를 살해하길 의논하고, 뒤에 몽주가 성계에게 병문안을 갔을 때 방원이 그가 돌아가기를 기다려 사람을 시켜 선죽교에서 격살(擊殺)하도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