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 일상대화 선생님1: 박선생님, 오늘따라 너무 피곤해 보이세요? 선생님2: 그런가요? 명절 때문인 것 같아요. 명절이 아직 한 달 이상이나 남았는데 점점 가슴이 옥죄어 오는 거 같고 밤에 잠도 잘 못 잔다니까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으로 잠 드는 것도 어렵고 작은 소리에도 쉽게 깨고, 심지어 내가 결혼을 하다니 미쳤구나, 결혼의 덫에 갇힌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니까요. 선생님1: 맞아요. 저도 그래요. 명절 따위 다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어요. 시댁에 가서 종종거리면 일하는 것도 힘들고, 친정에 가서 잠이나 자는 남편도 보기 싫은 거 있죠. 선생님2: 저도 그래요. 그리고 괜시리 시댁까지 미워지는 거 있죠. 시어머니 한마디한마디가 가시방석 같고, 아무리 잘해드린다고 하지만 어머니 마음에 드실지 걱정도 되고 그래요. 선생님1: 네, 아무리 맞벌이를 한다고 해도 얘들 키우다 보니 매달 드리는 용돈도 부담되기도 하더라고요. 선생님2: 이휴. 시어머니께 안부 전화 드려야 하는데, 오늘따라 왜 이렇게 하기 싫은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김선생님도 오늘 따라 피곤해 보이시는데요? 선생님1: 네, 학교에서 가르치랴 아이들 돌보랴, 쉽지가 않네요. 집에 가면 어지러운 살림이며 아이도 계속 놀아달라고 하니, 몸이 천근만근이에요. 선생님2: 그렇죠. 편히 쉬지도 못하고 살림에 육아에 거기에 시댁도 신경 써야 하고… 선생님1: 그래서 남편과 시어머니를 포함한 모든 식구들에게 원망이 생겨요. 마지 덫에 갇힌 것처럼 정서적으로 얽매여 있어 자유롭지 못한 거 같아요. 선생님2: 결혼전처럼 자유롭게 지내고 싶은데… 아니,, 무거운 생각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은데 말이죠. 선생님1: 박선생님,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말아요. 서로 사랑하면서 살기에도 모자란 시간이잖아요. 선생님2: 네, 김선생님, 커피나 한잔 하실까요? 성우: 두 여교사의 대화는 잘 들어보셨나요? 마치 덫에 걸린듯하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 그 마음이 느껴집니다. 마셜은 이와 같은 정서적 상태를 마치 노예상태와 같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정서적 노예상태로부터 정서적 해방으로 가는 방법을 NVC를 통해 제시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정서적으로 자유로운 관계를 맺으면서 살 수 있기까지는 보통 세 단계를 거치는 것으로 보았습니다.그럼 오늘 강의를 통해 이러한 일상대화가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성우: 경청 플러스 강사: 안녕하십니까? 전 시간에 비폭력대화의 4단계라고 말할 수 있는 관찰, 느낌, 열망, 요청에 대해 공부를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4단계에 의해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을 때에 느끼는 감정이 있습니다. 그것을 마샬 로젠 버그 박사는 이러한 비폭력대화를 가지고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할때에 감정적인 3단계를 거친다고 보았는데요. 이것이 정서적 노예상태, 얄미운 단계, 정서적 해방단계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정서적 노예상태에 놓여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다른 사람의 느낌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예를 들어서 제 아내가 화가 나 있을 때, ‘어 내가 뭐 잘못을 했나?’ 아내가 화가 난 책임이 제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주로 아이들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엄마아빠가 화가 나 있을 때 자신이 뭔가를 잘못했는지 자기를 돌아보는 것입니다. 이러한 분들은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려고 항상 애를 쓰죠. 또, 상대방이 편안해 보이지 않으면 그 것에 책임감을 느끼면서 무언가 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낍니다. 이 사람들은 인정을 받고 사랑을 받기 위해 자신의 욕구는 감추고 상대방을 위해 애쓰는 특징을 보입니다. 다시 말해 나의 욕구보다 상대방의 욕구만을 중요하게 여기면서 착한 사람 신드롬을 갖게 되죠. 그러다 보면 상대방이 자신처럼 해주지 않을 경우 피해의식을 느끼게 됩니다. 결국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 즉 가족이나 친구, 이웃 등을 부담스럽게 느끼게 됩니다. 착한 사람 신드롬이 여기에 해당하죠. 다른 사람에게는 좋은 사람이나 자기 자신에게는 그렇지 못한 사람이죠. 그러면서 관계가 멀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한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곧 은퇴를 앞두고 있는 60대 중반인 송선생님은 요즘 고민이 하나 있습니다. 송선생님은 얼마 전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아들의 아들이 태어나 귀여운 손주를 보면서도 마음 한편이 시립니다. 먼저 시집간 딸에게는 아직 아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조카를 예뻐하는 딸의 모습을 보며 송선생님은 마음이 짠합니다. 딸이 아기를 가질 수 있게 무언가 해 주어야 한다고 계속 생각이 듭니다. 마침 시골에 사는 언니에게서 임신특효라는 한의원을 소개받았습니다. 딸에게 엄마랑 데이트 하러 가자며 꼬시지만 딸은 너무 바빠서 시간내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송선생님은 딸이 엄마 마음을 왜 이리 몰라주는지 야속하기만 합니다. 이런 반응은 다른 사람을 돌보기 위해 자신의 욕구는 무시되도록 사회화된 특히 한국의 여성들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한국의 어머니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돌보기 위해 자신을 욕구나 필요를 부인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여기는 사회에서 태어나고 자랐죠. 예를 들어, 결혼을 하지 않은 자녀가 있을 경우 그 책임도 자신의 것인 듯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결혼을 늦게하는 자녀에 대해서 자신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미안해하고 여러군데 중매를 부탁하고 애를 씁니다. 사랑이 많은 엄마로 인정받기 위해, 자녀들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 자기 자신의 욕구보다 자녀들의 욕구만 채워주려 하는데요. 그러면서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자식에게 섭섭함, 서운함을 느끼게 되곤 합니다. 다음 단계는 얄미운 단계입니다. 이 시기의 사람들은 비폭력대화를 배워서 상대방의 느낌에 내가 책임을 갖지 않아도 되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나를 희생하며 나의 욕구를 억압하며, 남의 기분에 맞추어 산다는 것이 나의 인생에 큰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다른 사람의 욕구를 채워주면서 나 자신의 얼마나 내면의 소리를 무시하고 살았는지 인식하고는 분노를 하고 자기 자신을 어리석게 생각합니다. 그때에는 나를 위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나의 욕구, 필요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단계가 이 단계입니다. 이 때에는 아직 다른 사람의 느낌이나 욕구를 배려할 만큼의 심적 여유가 없습니다. 이 시기에 사람들은 ‘그건 당신의 문제야!’, ‘난 당신의 느낌에 아무 책임이 없어!’와 같이 경계를 지을 때 상대방은 얄미운 느낌이 들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이러한 성장과정에서는 감정의 노예로 사는 단계가 있었다면 두 번째 단계는 감정의 노예에서 벗어나서 자기의 욕구와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상대방에게는 다소 얄미운 관계를 보이게 되는 경우가 있죠. 이것은 3단계로 가기 위해 필요한 단계입니다. 앞서 설 명 드린 예화에서 송선생님의 딸은 1단계 정서적 감옥에 갇혀 있는 엄마가 부담스럽습니다. 엄마 때문에 엄마의 체면과 엄마의 기쁨을 위해서 그 동안 하기 싫은 일들도 했었던 지난 시간이 짜증납니다. 예쁜 조카를 보면서도 마음껏 사랑을 표현하지 못합니다. ‘저게 애가 없어서 속없이 조카를 저렇게 예뻐하는구나, 불쌍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엄마가 부담스럽습니다. 딸은 부부 둘이서 사는 것도 좋고, 아기가 생기면 자녀와 사는 것도 좋다고 생각을 합니다. 결혼하면 꼭 아이를 낳아야 제대로 된 여자로 인정받는다고 생각하는 엄마의 말이 불편합니다. 이렇게 살 수 도 있고 저렇게 살 수 도 있는 거죠. 한약을 지어준다고 시골에 있는 한의원에 가자고 하는 엄마에게 “지금은 안돼.” “내 가족계획은 내가 계획해. 엄마는 엄마 노후나 걱정하라구!”, “난 올해까지는 너무 바빠서 시간을 낼 수 없어.”, “엄마가 걱정하는 것은 엄마마음이지”라고 딸은 이야기를 하게 되죠. 이때 딸은 한의원에 가는 것도 자기가 시간이 있을 때 가겠다고, 한약을 먹는 것도 필요하 시기에 기꺼이 먹고 싶을 때 먹겠다고 다짐을 합니다. 정서적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을 대하는 상대방은 어떨까요? 매우 부담스러워 하게 됩니다. 정서적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 때문에 오히려 나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결국 상황을 회피하게 되죠. 이렇게 정서적으로 갇혀 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정서적 해방입니다. 정서적 해방단계에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느낌이 아닌 자신의 느낌에 책임을 집니다. 또, 다른 사람의 욕구에 대해 연민으로 반응하는데요. 다른 사람의 욕구가 채워지지 않음에 있어서는 내가 두려움이나 죄책감, 수치심으로 반응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그 사람의 문제라고 답을 할 수 있죠. 송선생님도 얄미운 2단계를 지나고 3단계인 정서적 해방단계에 오면 어떨까요? 조카를 예뻐하고 있는 딸의 모습을 보며 올라오는 느낌은 같을지 모르나 그에 대한 해석과 반응은 다를 것입니다. 아마도 “내가 한약 지어줄 테니 시간을 내!” 라고 말하기 보다는 '조카를 예뻐하는 딸의 모습을 보니 내 마음이 어딘가 서글프구나. 여자로 태어나 자녀를 가지고 키워보는 일이 나에게는 정말 중요한 일인데. 딸은 어떤지 들어보고 싶구나!라고 하지 않을까요? 딸도 얄미운 단계를 지나고 3단계로 왔다면, 설사 엄마가 아직 1단계인 정서적 감옥에 있는 상태에서 “내가 한약 지어줄 테니 시간을 내!” 라고 말했더라도 그 말을 들은 바로 순간 “no”라고 하지 않고 엄마의 욕구와 자신의 욕구도 중요시 여기며 이렇게 표현할지도 모릅니다. ‘엄마는 나도 엄마처럼 자녀를 키우면서 기쁨도 즐거움도 만끽하면서 살기를 바라는 거지? 내가 아기 갖는데 엄마가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 고마워. 나도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것이 있어. 나는 우리 부부에 대한 일은 우리 부부가 계획하고 정하고 싶어. 내 자녀에 대한 것은 우리 부부가 결정하고 노력할 수 있도록 기다려줬음 좋겠어. 내 말이 어떻게 들려? 라고 말 할 수 있겠죠. 또, 다른 사람을 희생시켜 자신의 욕구를 충족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는데요. 상대의 욕구충족도 나의 욕구충족과 똑같이 중요시하게 여기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표현하게 되죠. 즉, 상대의 감정도 중요하게 여기면서 나의 감정을 적절하게 표출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혹시 어느 단계의 정서를 갖고 계신가요? 오늘 우리는 정서발달의 3단계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대화를 할 때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하는 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성우: NVC대화 선생님1: 박선생님, 요즘 얼굴이 좀 밝아지신 거 같아요.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으세요? 선생님2: 그게 다름이 아니고요. 며칠 전 제 SNS에서 지난 게시물을 보여주더라고요. 당시 시댁문제로 인해 비밀일기를 쓴 것이었는데요. 사실, 그때와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요. 남편은 여전히 착한 사람이고, 아이도 여전히 놀아달라고 하죠. 학교에서 만나는 학생들도 여전히 개구쟁이들이고요. 그런데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사는 맛이라는 것이 이런 건가 싶기도 하고요. 남편은 여전히 착한 사람이고, 아이도 여전히 놀아달라고 하는데 괜찮아 졌어요. 학교에서 만나는 학생들도 다 내 아이 같고, 시어머니랑도 종종 통화도 하며 지냅니다. 선생님1: 그 동안 어떤 변화가 있으셨던 거에요? 선생님2: 그때는 결혼을 한게 미쳤구나 싶었을 때였죠. 결혼의 덫에 갇혀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내가 사랑한 사람과 잘 살고 싶어서 한 선택이었다는 것을 다시 떠올리며 이 선택을 이어나갈 다른 방법들을 찾기 시작했죠. 그랬더니 남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더라고요. 그 동안은 나 혼자 전 뒤집고 있으려니 내 속도 뒤집혔었는데, 이런 느낌을 남편에게 얘기하고 함께 하자고 했어요. 선생님1: 오호 그래서요? 선생님2: 그래서 비폭력대화로 말하기 시작했어요. 선생님1: 비폭력대화로요? 선생님2: 네, 누구를 위한 명절인지 가족들과 함께 이야기를 해 보았어요. 그리고 우리만의 명절문화를 만들어 나가기로 했어요. 괜시리 미워 보이던 시댁도 점차 이해할 수 있게 되었죠. 제가 시댁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하게 된 거에요. 선생님1: 그럼 서로 다름을 인정한 건가요? 선생님2: 네, 예전에는 다른 게 그렇게 피곤하고 힘들었었는데, 다름이 주는 풍요로움이 무엇인지 이젠 알 것 같아요. 자신과 연결되니 타인과도 연결되더라고요. 결국 다름의 이면은 보편성인거 같아요. 성우: 시댁과 가정에 대해 늘 불만이었던 박선생님에게 놀라운 변화가 있었네요. 정서적 노예 상태에서 갇혀 있던 박선생님은 상대의 기분에 맞추어 살아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가족과 비폭력대화를 통해서 자신이 선택한 결혼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가족과 시댁에 대해 연민으로 반응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