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 일상대화 대리: 이주영씨 잠깐 저 좀 볼까요? 사원: 네 말씀하세요. 대리님. 대리: 조금 전 회의에서 부장님께서 이번 프로젝트 기안을 짜라고 하셨잖아요? 이건 주영씨가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사원: 네? 제가요? 대리: 좋은 기회잖아요? 신입사원이니까 이참에 회사 업무도 익히고 말이에요. 사원: 하지만… 대리: 아아. 물론 나에게 지시하신 거지만 내가 좀 바쁘기도 하고, 주영씨가 얼른 성장하면 좋잖아요? 사원: 아직 제가 부족해서… 대리: 그러면서 배우는 거지!~ 난 주영씨 믿고 다른 업무를 볼게요~ 알았죠? 사원: ………아….네….(어쩌지? 난 할 줄 모르는데…) 성우: 회사 안에서 대리와 사원의 대화는 잘 들어보셨나요? 상사인 대리는 바쁘다는 이유로 자신의 일을 마치 상대를 위하는 것인 양 사원에게 떠 넘기며 지시를 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하직원인 사원은 상사의 말에 소심하게 반론을 제기하긴 하지만 결국 거절을 하지 못하며 크게 당황하고 있습니다. 만약 사원이 자신의 욕구/필요를 제대로 표현했다면 어땠을까요? 그럼 오늘 강의를 통해 이러한 일상대화가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성우: 경청 플러스 강사: 안녕하세요? 이번시간은 거절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지난시간에 비난에 대처하는 법에 대해 생각해보았다면 이번에는 거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여러분들도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까운 사람이 부탁을 할 때 거절하지 못하고 들어주신 경우가 혹시 있으신가요? 거절이란 상대편의 요구나 제안, 선물, 부탁 따위를 받아들이지 않고 물리친다는 뜻인데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니요.’, ‘그것을 하고 싶지 않아요.’ 등의 말을 들을 때 거절로 받아들입니다. 이런 거절의 말을 듣는 상대방은 마음이 상하거나 상처를 받을 수도 있는데요. 인도 속담 중 “확실하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능력은 서른여섯 가지의 질병으로부터 당신을 구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니오’라는 거절을 잘 하기만 해도 건강한 삶을 산다는 것입니다. 그럴 정도로 거절을 하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내 삶이 힘들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마음이 약해서, 혹은 불이익을 당할까 하는 두려움, 걱정에 과감히 거절을 하지 못하고 많은 스트레스를 경험하며 살아가고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소위 ‘을’로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은 ‘갑’에게 더더욱 거절을 하며 살기 어려울 것입니다. 특히 많은 여성분들이 더욱 거절하기 힘든 환경일 수 있는데요. 물론 제가 여성들을 다 일반화 하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여성이란 모성애를 가지고 헌신적이고 희생적으로 타인을 돌보는 사람이라는 사회화, 교육을 겪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자신이 마치 욕구/필요가 없는 것처럼 다른 사람의 욕구를 채워줄 때 좋은 여자라는 칭찬을 받는 다는 착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남성분들이 편한 삶을 살고 있느냐. 그것 또한 아닙니다. 흔히 하는 말로 ‘남자는 평생 3번 우는 거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감정을 억누르며 살도록 교육 받았습니다. 강한 남자의 이미지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다는 이미지와 함께 나의 욕구/필요가 없는 것처럼 훈련 받기 때문에 표현 하지 않죠. 나의 느낌도 이야기하지 않고 나의 욕구나 필요를 요구하는 자체가 연약한 모습, 부족한 모습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런 표현을 잘 하지 않죠. 특히나 그런 훈련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곳이 군대라고도 할 수가 있습니다. 군대 안에서는 그런 표현들을 할 수가 없죠. 그렇다면 비폭력대화에서의 거절이란 무엇일까요? 상대방이 나의 부탁을 모두 들어줘야만 성공적인 대화일까요? 혹은 상대방의 요구에 대해서 다 들어 주어야만 우리가 서로 좋은 관계를 갖게 되는 걸까요? 아닙니다. 비폭력대화에서는 상대가 나의 부탁에 거절을 할 때에도 마치 내 부탁을 수락한 것과 같은 마음으로 듣는 자세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거절도 공감으로 듣는 마음의 태도를 갖는 다는 것이죠. 비폭력 대화에서의 거절은 또 다른 의미에서 또 다른 선택이기도 합니다. 다시 이야기해서 모든 거절은 거절하고 있는 것 외에 다른 무엇인가를 선택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내가 이것을 거절했다는 것은 사실 다른 이것을 선택했다는 뜻이죠. 상대방이 자기 자신을 위해 다른 무엇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한다면, 나의 부탁을 거절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나’를 거절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필요와 욕구가 더 급한 것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선택했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한 상처도 받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나의 필요, 욕구를 상대방에게 요청했을 때 채워지지 못했을 때에 그저 ‘아쉽다’라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죠. 화를 내서는 안 되는 것이죠. 두 번째는 새로운 대화로의 초대입니다. 거절은 어떤 의미에서는 새로운 대화로의 초대이며 진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하는 관계의 선물입니다. 상대방이 거절할 때, 그 상대방이 자기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상대의 필요/욕구와 연결될 수 있는 새로운 대화의 기회를 얻게 될 수 있게 되죠. 이렇게 되면 서로의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어 서로 기꺼이 나눌 수 있는 관계가 되겠죠. 즉, 나를 거절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욕구와 필요를 선택을 하게 된 배경에 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또 내가 요청을 했을 때는 나의 욕구와 필요가 어떤 것인지를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방과 나의 내면과 욕구가 연결될 수 있고 진정한 의미에서 너와 나의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된다는 뜻입니다. 세 번째는 진정한 신뢰의 형성입니다. 이는 거절을 편하게 주고받는 것에서 오게 되는 것은 진정한 상호 신뢰가 있을 때 되지 않을까요? 아무런 상처를 받지 않고 거절을 당하기도 하고 두려움 없이 거절을 할 수 있는 관계가 진정한 관계라고 생각을 합니다. 거절을 솔직하게 하는 관계에서는 어떤 요청을 받아들일 때, 그것이 진정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수락이라는 것을 믿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관계에서는 불필요한 추측이나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서로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됩니다. 그 결과 너와 나 사이에 진정한 의미의 신뢰가 형성되죠. 네 번째는 거절을 잘하는 것이 너와 나의 사이에 단절을 예방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관계가 단절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거절을 어려워하지만 사실 거절을 어려워하기 때문에 단절이 찾아옵니다. 거절할 수 없는 부탁을 하는 사람과는 점점 관계가 멀어지기 마련이죠. 이것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는데요, 결국 부탁이 부담스러워집니다. 부탁을 반복할수록 주고받는 기쁨도 잃게 됩니다. 그러니 두려움이나 수치심, 죄책감에서 해방되어 솔직하게 원하는 것을 말한다면 대화의 단절이 아니라 서로의 이해관계를 돈독히 하는 과정으로 연결될 것입니다. 다섯 번째는 강요의 대가입니다. 상대가 나의 요청을 받아들이더라도 그것이 죄책감이나 관계상실에 대한 두려움, 수치심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이것은 강요가 됩니다. 강요는 언젠가 그 대가를 치르게 되는데요. 강요당해서 하는 일은 어쩔 수 없이 부탁받아 하게 되는 일은 우울하게 하거나 분노를 자아내고, 심할 경우 질병을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여섯 번째는 거절의 수용과 진실한 거절입니다. 이것이 비폭력대화의 핵심요소입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거절에 대한 수용과 진실한 거절이 바로 그 핵심이죠. 이 결과 상대를 어떻게 해서든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하거나 설득하려는 마음에서 해방되는데요. 내가 진정 선택하고 싶은 것에 솔직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타인을 해치는 것을 최소화하는 방법입니다. 그렇다면 왜 거절은 하기가 힘든 것일까요? 그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가 거절을 하지 못하게 하는 생각들이 무엇인지, 우리 자신에게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우리의 욕구/필요는 무엇인지 이해해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청소를 도와달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B라는 사람이 졸리고 피곤하다며 요청을 거절한 사례를 보겠습니다. A의 느낌은 외롭고, 짜증나고, 당혹스럽고, 실망스럽다는 등일 것입니다. A의 욕구는 돌봄과 소통, 협력, 배려, 지지였겠죠. 그렇다면, 거절하는 B의 느낌은 어떨까요? B는 불편하고 괴롭고, 짜증나며 화가 날 것입니다. 이런 B의 욕구/ 필요는 신체적 보호와 휴식, 잠, 인정, 이해였을 것입니다. 이런 상대방의 느낌과 욕구/필요를 이해한다면 어떻게 거절을 해야 할지 알고, 거절을 당한 사람은 거절을 한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아주 중요한 것이죠. 거절을 받는 사람은 종종 저 사람이 나를 무시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자기 존재의 거절로 받아들일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상대방의 거절에 대한 나의 잘못된 추측일 확률이 큽니다. 상대방이 나의 요청을 거절할 때, 감정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은 0.02초 이내라고 하는데요. 아주 짧은 시간이죠? 상대방의 거절로 인해 내가 화가 난다면 그 감정의 책임은 바로 나 자신에게 있습니다. 우리 느낌의 원인은 자극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극에 대한 나의 해석에 따라 감정이 화가 많이 나기도 하고, 적게 나기도 하고 안 날 수도 있다고 하는 것은 각 사람이 어떻게 자극을 해석 하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진실하게 거절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거절하는 것은 상대방의 욕구/필요를 충족하기 위한 그 사람의 수단이나 방법에 대한 것이지 상대방의 욕구/필요 자체, 존재를 거절하는 것이 아닙니다. 거절을 할 때, 그 이면의 욕구/필요를 말하게 된다면 모든 사람의 욕구/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과정에 좀 더 가까워지겠죠. 비폭력대화에서는 거절을 할 때 세 가지 단계를 활용합니다. 우선, 요청이나 부탁을 하는 상대의 욕구/필요가 무엇인지 이해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거절을 할 때, 어떤 욕구/필요 때문에 거절을 하는 것인지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마지막으로 상대의 욕구/필요와 나의 욕구/필요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제 3의 요청을 찾아 보는 것입니다. 거절을 할 때에는 가능하다면 기꺼이 서로 거절을 수용하고, 주어진 한계 속에서 모든 사람의 욕구/필요가 충족될 수 있는 해법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이런 의도를 알게 된다면 선입견이나 방어적인 태도를 내려놓고 마음을 연결할 수 있겠죠. 이번 시간에는 거절의 비폭력 대화를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코어자칼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성우: NVC대화 대리: 이주영씨 잠깐 저 좀 볼까요? 사원: 네 말씀하세요. 대리님. 대리: 조금 전 회의에서 부장님께서 이번 프로젝트 기안을 짜라고 하셨잖아요? 이건 주영씨가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사원: 대리님. 저는 회사에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 업무가 서투릅니다. 제가 그 업무를 하게 된다면 아무래도 완벽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 같은데요. 대리: 그런가요? 좀 무리인가? 사실 내가 다른 업무로 좀 바빠서 다른 업무를 할 틈이 없어요. 사원: 아, 그러셨군요. 업무가 많으셔서 힘드시겠어요. 대리: 그렇지 않아도 요새 계속 야근을 하고 있어서 힘드네요. 사원: 그럼 제가 대리님의 업무를 보조해드리면서 같이 기안을 짜 드리면 어떨까요? 대리: 그래 줄래요? 주영씨가 도와준다면 훨씬 빨리 끝날 수 있을 것 같네요. 사원: 네~ 제가 해야 할 일이 뭔지 말씀해주시면 열심히 돕겠습니다. 성우: 대리와 사원의 거절하는 비폭력 대화는 잘 들어보셨나요? 거절을 하는 사람, 거절을 받는 사람 모두 자신 필요/욕구를 충분히 표현하며 이해를 구했는데요. 두 사람은 결국 모두의 필요/욕구를 충족하는 해결방법을 도출해 냅니다. 이렇게 함께 모두의 필요/욕구를 충족하는 방법을 찾는다면 강한 연결성과 의미를 경험할 수 있고, 삶의 충만한 느낌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